
6생활권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따라가게 된 건 한 친구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천안에 새로 생긴 단지 중 어디를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었다. 평면도, 브랜드, 분양가 다 따져봤지만 결국 “살기 좋은 곳이 어딘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퇴근 후, 주말마다 실제 입주 단지들을 걸었다. 아직 입주 1~2년차인 곳부터, 기반시설이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곳까지. 그리고 곧 알게 됐다. 분양 당시의 조건이 좋았다고 해서, 입주 후 만족도가 높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예를 들어 A단지는 분양가 대비 브랜드도 좋고, 학세권이라는 조건도 갖췄다. 그런데 실상은 아이들 등하교 동선이 번잡하고, 초등학교 후문 앞에 임시 공사장이 생기며 교통이 꽤 불안했다. 반면 분양 당시엔 별 주목을 못 받은 B단지는 단지 내 조경과 커뮤니티 센터 운영이 매우 안정적이었다.
cheonan6.com을 만든 건 그런 ‘살면서 알게 되는 요소들’을 모으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는 단편적인 불만이나 칭찬은, 사실 굉장히 중요한 힌트가 된다. 상권의 흥망도 마찬가지다. 카페나 편의점이 자주 바뀌는 곳은 유동인구만 믿고 들어온 상가가 버티지 못한다는 방증일 수 있다.
최근 6-3지구 쪽에서 시작된 몇몇 입주민 카페 글들을 보면, 편의시설보다 ‘이웃 간 소통’이나 ‘소음 문제’가 더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건 부동산 가격 표에선 절대 읽히지 않는 부분이다.
나는 천안이 더 좋아지길 바란다. 그리고 그 바람은 단순히 ‘신도시니까 괜찮겠지’라는 낙관보단, 실제 사람들이 살아가며 느낀 경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걸어본다. 아직 입주하지 않은 아파트 앞, 점포임대 간판이 붙은 상가들 사이, 그리고 공원 벤치의 소음 민원 포스터까지.
– 천세준 리서치 에디터 | cheonan6.com